Quant (퀀트)

2023. 1. 10. 09:22hello_world/BIZ 칼럼

경영학도가 읽어주는 데이터 세상, 그 첫 번째 이야기!!

 

 

첫 글로 무엇을 적을까..라는 고민은 사실 그렇게 길게 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과 이 블로그에서 전하게 될 이야기들을 관통하는 주제, 

그것으로 제 첫 게시글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퀀트, 이것은 제가 경영공학을 제 부전공으로 택하고 처음으로 들은 강의인 "금융공학과 머신러닝"이라는 강의에서 처음 들은 단어입니다.

 

퀀트란,

1. 금융에서 파생상품 등 구조화된 상품의 공정가치를 산출하는 사람

2. 정량적 분석을 수행하는 사람

3. 정량적 분석 방식

이렇게 세 가지 정의를 가집니다. 

 

퀀트는 분석가인 사람과 분석 방식을 모두 읽컫는 말인데, 단어의 본질은 "정량"에 있습니다.

 

여러분들께서는 혹시 도박사의 오류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도박사의 오류란 우연을 우연으로 믿지 않는 오류입니다.

우리가 동전던지기 도박에 참여한다고 가정해봅시다. 동전을 던져서 뒷면이 나올 지, 앞면이 나올 지를 맞추면 돈을 가져가는 게임이죠.

그런데, 여러분이 정말 운이 나쁘게도 첫 10번의 게임동안 연패를 기록했다고 합시다.

11번째 게임의 결과는 어떻게 될까요? 우리의 직감처럼, 10번이나 연달아 졌으니 11번째는 이길 수 있을까요?

 

(or 앞선 10번의 결과가 "앞면  앞면  앞면  앞면  앞면  앞면  앞면  앞면  앞면  앞면"이라면, 그 다음은?)

(10번 연속 앞면이니 이제 뒷면이 나와줄 차례일까요?)

 

 

가장 정확한 정답은 "모른다."입니다. 

 

 

그 이유는 동전을 던지는 사건은 매번 독립적인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동전의 앞면과 뒷면이 나올 확률은 1/2로 변하지 않습니다.

즉, 앞의 사건이 뒤에 이어질 사건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이죠. 이에 "앞에서 계속 졌으니 다음에는 이길 것이다." 라고 생각하는 도박사들의 직감은 매우 치명적인 오류입니다.

이것이 바로 도박사의 오류이죠. 우연은 과거를 기억하지 않습니다.

 

어떤 분들은 당연하다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주식 등의 투자, 심지어는 광고나 마케팅 캠페인 같은 경영활동 전반에서도 이러한 직감과 우연은 매우 강력합니다. "어제는 주가가 떨어졌으니 오늘은 오르겠지?", "요새 mz세대가 부상하니, 이들을 타겟으로 잡아야지?"

 

우리는 물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 근거는요?" 

 

 

퀀트는 이러한 물음에 답을 내놓는 사람들입니다. 바로 "정량적" 지표를 근거로 말이죠.

퀀트 투자의 아버지라고 불리고, 시장을 이긴 남자라고 불리는 월가의 전설이 있습니다.

 

에드워드 O. 소프

 

에드워드 소프, 그는 그의 헤지펀드 수익률을 10년 만에 409%로 끌어올렸다고 합니다. 그의 무기는 정량, 계량적 분석이었죠.

지금은 월가의 수백, 수천 억의 연봉을 받는 헤지펀드들은 거의 대부분 퀀트 투자를 기본으로 합니다.

그들은 그들의 직감, 증권가 찌라시가 아닌 오로지 자신들의 알고리즘을 통한 숫자만을 믿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러한 퀀트의 힘은 비단 투자라는 도메인에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대표적인 경영활동인 마케팅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감각적인 광고, 이목을 사로잡는 디자인, 화려한 광고 라인업들은 보통, 시장의 좋은 반응과 함께 높은 수익으로 이어지죠.

당연합니다. 사람을 고객으로 하는 시장에서는 당연히 인문학적 요소와 디자인적인 감각이 언제나 중요할 것입니다.

그런데, 퀀트 마케팅은 제가 앞서 말한 "이들은 보통, 시장의 좋은 반응과 함께 높은 수익으로 이어지죠."에서 "보통"이라는 단어를 거부합니다.

 

그들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가설을 검정하여 기대수익을 계산합니다. 또한, 고객들의 특성을 수치화하여 고객들의 가치를 평가하고, 기업이 내놓는 광고, 홈페이지의 문구 하나하나를 수치적인 실험으로서 그 효과를 검정합니다. (a.k.a A/B Testing)

 

 

그들의 의사결정을 이끄는 것은 "정량적"근거이죠.

 

 

저는 학교 프로젝트로 "메달리아"라는 미국 마케팅 업체의 고객경험관리 프로젝트를 살펴볼 기회가 있었는데, 그들은 실제로 우리가 홈페이지를 이용할 때 한 페이지에 머무는 시간, 심지어는 우리의 마우스가 머무는 위치와 시간, 우리가 광고에 집중한 시간 등 우리의 시선 하나하나를 수치화하여 마케팅 활동을 전개합니다.

무서울 정도로 모든 것이 데이터화되고, 그것이 그들의 의사결정으로 이어지는 이 상황은 엄연한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이미 현실이 된 4차 산업혁명을 움직이는 석유는 데이터라는 말이 있죠. 데이터는 정량적 근거의 원재료로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퀀트가 쥐고있는 무기가 바로 이 데이터이죠. 그들은 도박사의 오류를 깨부수며 정말 많은 것을 바꿔 놓았습니다.

퀀트는 부정할 수 없는 데이터 경제의 중심입니다. 결국 이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습니다.

저 또한 이 개념을 처음 받아들인 순간, 정말 큰 감명을 받았고 그들을 동경하며 데이터 과학을 배워왔습니다.

 

일러스트 = 김영석, 출처) 조선일보

 

 

그렇다면 퀀트가 절대적인 것이 되어야 할까요?

 

 

아닙니다.

저는 감히 인문학을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한 때 "인간도 알파고와 같이 수치에 의해 기계적인 판단만을 내리는 존재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이 걱정은 접어둔지 오래입니다.

왜냐하면 저는 앞으로 전개될 상향 평준화된 서비스와 더 복잡한 기술, 제품경쟁에서 인문학이 그 차이를 가를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결국 인간을 고객으로 하는(혹은 고객이 기업이라 하더라도) 비즈니스에서 그 문제를 식별하고, 해결하는 좋은 방법은 인간을 잘 이해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좋은 비즈니스를 위해, 퀀트는 절대적인 것이 아닌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역할로 두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우리 모두가 결국 퀀트가 돼야 하지만, 그 길을 앞서 나가는 퀀트는 인문학을 잘 이해한 "사람"일 것이다. 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저는 실력있는 퀀트가 되기 위해 데이터를 열심히 공부하는 동시에, 좋은 퀀트가 되기 위해 책도 꾸준히 읽을 생각입니다.

 

그날까지 우리 모두 파이팅입니다!!